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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거꾸로 서서
  작 가 홍희표 저
  출 판 사 한국문연
  I S B N
  읽 은 수 399
  등 록 일 2008-10-29 오전 11:17:57

▣ 시인의 말



한 세기가 저물고 있다. 식민지 시대·분단·민주투쟁·
경제회복시대 등 거대한 푸른 멍을 남기며 떠나가고 있다.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려는 것이다. 이때 나의 시쓰기도
다시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럭저럭 문학동네에 나온
지도 약 30여년이 넘는다. 줄창 겁없이 앞만 보고 달려왔
다.
그러나 지금 와서 되돌아보니 덧없이 허망하다. 자기 삶
에 얻어맞아 겉불 같은 사랑앓이 속에서 희희거리다 티격태
격 끝난 것은 아닌지. 그 넌더리로 얻어진 것이 나의 시쓰
기의 부산물이 아닌지. 그 앓이만큼 시적 성취는 이룩하였
는지.
이제 살아온 시대를 되돌아보는 시간도 많다. 철저한 익
명의 세계인 사이버 공간의 시대, 새 세기. 나는 내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나를 다시 찾아 나서야한다. 그 누구
도 범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사고의 오롯함과 감정의 절실
함을 가지고 말이다. 그래서 어떤 고적함의 헛헛함을 즐기
고 싶다.
그동안 간행된 13권의 졸시집에서 뽑았다. 순서는 최근
시집 {반쪽의 슬픔}에서부터 시작하여 첫시집 {어군의 지
름길}까지이다. 나이 쉰 줄 가운데에서 시쓰기 한다는 것,
마음안 속불 다시 태워보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99년 철쭉꽃불 바래봉에서
홍희표



<맛보기>



어떤 길



종이거울 속의 그대
만나게 될까 봐
살내음 풍기는 동구 밖
나서고 싶지 않네요
곰팡이꽃 찬란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