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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까마귀를 찾아서
  작 가 박만진 저
  출 판 사 한국문연
  I S B N
  읽 은 수 476
  등 록 일 2007-01-15 오후 1:34:13

저자 소개

·1947년 충남 서산
·1987년 <심상>
·서안시문학회, 심상시인회, 한국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책정보

백제의 미소

 

 

 

밀밭에만 가도 술에 취하는 나는
노을이 빚는 술빛에 알맞게 즐거웁구나
아래로 아래로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에
용현리 마애삼존불 귀를 씻고
개심사 청아한 목탁 소리를 듣는구나
도비산 가뭇한 능선이
여인의 자태처럼 아름다워
어느 날 하늘 만 평에 씨를 뿌렸더니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올라
비단 이불 두 채쯤은 거뜬할 것을
시인의 딸 혼수감으로야 제법이지 않은가
아직은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내게는 십 년 남짓에서
기웃거리는 얘기지만서도
밤하늘 별의 반짝거림을 담아
큰 베개 둘 작은 베개 둘을 만들고
이태백이 사는
달나라 토끼에게 떡방아를 부탁하리니
가난한 시인의 딸로야 더할 나위 없잖은가
그래, 가난만을 걱정할 일이 아니구나

 

 

시인의 말

날씨가 너무 덥고, 세상은 어찌 변할 지 예상할 수 없고, 풀이 죽어 들길 산길을 헤매다가 출출하여 집에 돌아오는데 누가 따라오는 것 같다. 하늬바람뿐 아무도 없고 청바지에 풀씨 몇 개가 매달려 있다. 다섯번째 시집이 햇볕을 본 지가 채 한 달이 되지 않는다. 내겐 늘 부족하기만 한 바다, 출간(出刊)은 출감(出監)이 아닌데 참 홀가분한 것이, 매미에게 귀가 있었던들 저렇게 큰소리로 울지 않았을 테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시 쓰는 일에 더 시간과 마음을 쏟아부우려는 참에 <현대시>사의 전자북 행사에 동참하게 되었다.(…중략…) 나의 시에 대한 회의와 함께 정말이지 내 시편에는 쉼표, 느낌표, 물음표, 혹은 말줄임표를 사용할 수 있을지언정 차마 마침표를 찍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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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만진의 시는 요란스럽지 않다. 목청 높은 부르짖음이나 현란한 수사의 모호성도 그의 시에서는 발견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의 시는 쉽고 편하며 누구에게나 친밀하게 다가온다. 그 가운데 그의 개성이 자리하고 있다. 갈등이나 고통없이 그저 평이하게 진술된 듯 하지만 그 이면에는 조용히 삶을 읽어내는 시적 연륜과 저력이 숨어 있다._(홍일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