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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흑조
  작 가 배한봉 저
  출 판 사 한국문연
  I S B N
  읽 은 수 698
  등 록 일 2006-10-26 오후 6:28:48

저자 소개

경남 함안 출생.
1984년 박재삼 시인의 추천을 받아 작품활동 시작.
1998년『현대시』 신인추천작품상 등단.
1998년 경남문협 우수작품집상(『흑조(黑鳥)』) 수상.
2000년 한국문학창작활성화공모 정보화부문 수혜.
2003년 중학교 3학년 『우리말 우리글』에 시 「아름다운 수작」 수록.
2003년 시집 『우포늪 왁새』,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문학도서 선정.

2004년 문예진흥원 창작기금 수혜.
2004년 배한봉 홈페이지 한국문화예술진흥원 우수문학사이트 선정.
2005년 시집 『악기점』, 한국
문화예술진흥원 우수문학도서 선정.
2006년 시집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계간 『시와 생명』 편집위원 역임, 계간 『시선(詩選)』 편집위원 역임.
현재 : 2001년부터 매해 <우포늪 시생명제>를 주재하고 있음.
마산문협 회원, 경남문협 회원, 한국시인협회 회원.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계간 『시인시각』 편집주간.
시집으로『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2006, 문학의전당, 문학의전당 시인선 21)

『악기점』(2004, 세계사, 세계사 시인선 128)
『우포늪 왁새』(2002, 시와시학사, 시와시학 시인선 17).
『흑조(黑鳥)』(1998, 현대시. 재판 2003, 천년의 시작, 천년의 시 003).



책내용


 
흑조(黑鳥)


갑자기 폭설 쏟아지고, 나는
홀로 겨울산에 오른 것은 후회하지만
한천(寒天)의 거친 숨소리는
뼈와 혈관 속에 파고들어 육신을 몰아친다
무엇 때문에 나는 첩첩 암벽 기어올라 왔던가
발은 나아갈 곳 잃어
광폭한 추위의 창살에 갇혀 버둥거린다
살아 있는 자에게 고립이란 얼마나 두려운 것인가
저 아래 까마득한 설경(雪景),
뒷걸음질하는 등성이조차
죽음의 입을 벌린 거대한 무덤으로 다가올 뿐
사방에 기립하는 어둠을 보라
사나운 짐승 되어
닥치는대로 이빨을 박고 물어뜯지 않는가
북풍(北風)과 함께 뿌옇게 소용돌이 치며
이정표마저 꽝꽝 덮어 버린다
푸른 피 들끓는 내 서른 살도
강철 같은 힘으로 지워 버리는 눈보라, 눈보라여
낭떠러지를 떠받친 암흑 속에서 흑조(黑鳥)들 날아오른다
육신은 이미 얼음 도가니 되었으니
살아 있다면 정신이여, 黑鳥들 울음 끝에
부딪히는 공포의 차디찬 사슬을 풀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고립의 경계를 넘어가라
길 끝에는 언제나
혼돈과 두려움으로 결빙된 벼랑 있나니,
얼음회초리 후려치는 나뭇가지 붙잡고
빙벽 아슬히 지나간다
이럴 때, 암벽 빈 틈은 얼마나 눈물겨운 희망인가
도전하는 일만이 삶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준다는 듯
길게 누운 능선에 도달하면
한천(寒天)의 광폭한 칼날에 찔려
쓰러지고 절뚝거리던 정신이 그 사이에
흘립한 산꼭대기 끌어안고 있다
내가 끝끝내 가야 할
칠흑 속에 빛나는 아득한 저곳에
동안거 납자처럼 칩거한 길들 모여 있으리라
삭정이 꺾어 지핀 불꽃 너머로
허옇게 눈 뒤짚어쓴 채
허공 밀어올리는 黑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