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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김석규 시선집(현대시 시인선 6)
  작 가 김석규 저
  출 판 사 한국문연
  I S B N
  읽 은 수 699
  등 록 일 2006-10-26 오후 2:37:44

저자 소개

1941년 경남 함안 출생
부산사대 및 부산대 교육대학원 졸업
1965년 <현대문학>에 청마 유치환의 추천으로 등단
시집으로 <파수병>(1967), <풀잎>(1974), <남강 하류에서>(1978),
대문을 열어놓고(1982), 저녁 혹은 패주자의 퇴로(1985),
우울한 영혼의 박제된 비상의 꿈(1987), 초혼집(1990),
고장난 희망(1995), 섬(1999), 삼국유사의 마을(2000),
적빈을 위하여(2002), 훈풍에게(2003) 외 다수의 시집 간행
경남도문화상, 현대문학상, 봉생문화상, 부산시인협회상 수상
부산시인협회장 역임
현재 성광여자고등학교장으로 재직중.

책내용

잔설을 바라보며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이 소매 끝에 시리다.
가뜩이나 움츠려 든 목덜미를 꺾어 누르고
한 군데도 가릴 곳 없는 맨살을 저며 엔다.
그러나 어디엔가 매화는 피고 있으리라.
어녹는 땅 푸르게 번지는 대숲 그늘 아래서
해거름 녘 산봉우리의 잔설을 바라보며
또 그 너머 어김없이 물들어 있는 하늘을 보며
암연히 수수로운 마음 정처없어라
가다가 날 저물어 길마저 끊어져버리면
가시덤불 밑에 파릇이 돋아 있는 풀잎을 만날까.
멀리서 개 짖는 소리로 따뜻한 불빛
사람 사는 외딴집이라도 나오면
구들목 펄펄 끓는 방이 있는지
하룻밤 자고 갈 것을 청해 볼까.
아무리 둘러봐야 뒤숭숭한 세상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깊은 잠에 곯아 떨어질까.
머흔 구름 걸려 있는 산봉우리의 잔설을 바라보며
밤낮 없이 눈이 내리는 나라의 하얀 산과 들
이 밤에도 남은 겨울의 저 끝까지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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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규의 시는 아름답고 순수한 생의 정점의 기억을 현재에 그대로 지속시키는 순간의 지속에 해당한다. 과거에 침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순간을 현재에 지속시킴으로써 현실의 고난을 이기는 방식이다. 그의 시에 나타난 순수함과 아름다움은 가장 소박하면서 가장 적극적인 대응방식이 된다. 이것이 그의 시가 그토록 오랫동안 벼려온 따뜻하고 또 서늘한 시의 칼날이다.
- 문혜원(문학평론가, 서울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