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가입하기
 
  제 목 풀 잎
  작 가 오세영 저
  출 판 사 한국문연
  I S B N
  읽 은 수 523
  등 록 일 2006-10-13 오전 9:59:19

저자 소개

·1942년 전남 영광
·1968년《현대문학》추천 완료



책정보

너를 보았다



너를 보았다.
문 밖에서,
닫혀진 宇宙밖에서,
너를 보았다.
거기 끝에서,
어두운 하늘 끝에서
너를 보았다.
보이는 것은 안개, 눈 내리는 저녁 불빛,
불빛 가득 고인 발자국.
자작나무 숲에 울던 바람은
시방 내 귀밑머리에 날리고
깨어진 피리 하나,
눈 속에 묻혀 있다.
너를 보았다.
문 밖에서
닫혀진 宇宙밖에서
너를 보았다.
하나의 별, 한 마리의 새,
너를 바라보는 절망의 눈.



시인의 말

 이 세상에 태어나 자신으로 인해서 누군가가 기쁨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 다른 일에 무능함으로 오직 시밖에 쓸 수 없는 나는 이 가을 낙엽이 깔린 뜨락에 서서 문득 나의 시가 과연 한 사람이라도 누구에겐가 기쁨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시로 인해 고통스러웠던 시간들도 많았으나 시로 인해 즐거웠던 시간들은 더 많았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시 쓰는 일이 결코 후회스럽지 않기를 바란다.

1998년 가을, 석전당(石田當)에서